파주 마장호수 산책 - 출렁다리, 전라도밥상, 카페 브루다
가을이 왔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긴팔을 옷장 서랍에서 꺼내 입고 새벽녘 한기에 이불을 끌어당기고 샤워기의 온수를 조금은 빨간쪽으로 끌어당기게 되는 계절. 참 좋은 계절이 왔다.
이 좋은 계절이 정말 찰나의 순간으로 지나갈 것이다. 이번 10월은 내게 한번뿐인 시월을 순간순간 행복한 느낌을 살기로 했다.
오늘은 친구와 함께 파주 마장호수 산책에 나섰다. 행정구역상으로는 파주와 양주에 걸쳐있다. 내가 사는 남양주 별내에서는 양주는 가까운 느낌인데 파주는 아주 먼 느낌이어서 '파주 마장호수'라는 말을 얼핏 들었어도 너무 멀다는 느낌에 찾아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마장호수
경기 파주시 광탄면 기산리 451-2
https://naver.me/G8UBW02j
한바퀴를 충분히 돌 수 있을 잘 정돈된 데크길과 출렁다리, 눈부신 햇살과 시원한 바람. 모든것이 가을가을한 산책길이었다.
한바퀴 산책후 전라도 밥상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근처 카페에서 카페라떼를 마시며 친구와 수다를 떨었다. 사춘기 아들을 둔 같은 직종의 직업을 가진 친구는 언제 만나도 편하고 속마음을 나눌수 있는 고마운 친구이다.
네이버 맛집으로 검색하여 찾아간 전라도 밥상은 뷰가 좋은 곳은 아니었으나 그냥 밑반찬에 배부르게 한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었고 맛집인지 식당에 손님들이 가득했다. 친구가 "전라도 맛인가요?"라고 물었다. "글쎄 찬이 많은건 전라도 스타일이지만 나물무침이 전라도 스타일은 아닌걸요?" 대답했다.
부른 배를 두드리며 또 헤어지기 아쉬워서 근처 유명 카페를 검색해서 가고 있었는데 감각좋은 친구가 "어? 저기 익숙한 이름인데요?" 한다. "그래? 나는 처음 들어보는데? 가본적 있어?" 했더니 가본적은 없단다. "그럼 그냥 저기로 가볼까요?"해서 들어선 카페 브루다. 대형 카페였는데 요즘 유행하는 대형 카페와 다르게 겉에서 보기에는 협소해 보이는데 막상 들어가면 어마어마한 규모다. 보통 대형카페는 공간이 크고 사람들이 밀집해서 소리가 울리고 대화가 힘든데 여기는 구석구석 알차게 테이블을 놓고 구분된 공간으로 프라이버시를 지킬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야외 테이블도 넉넉했고 야외테이블에서 저수지의 물멍이 좋았다.
남양주 별내동에서 40분이면 갈 수 있는 산책하기 좋은 코스로 내 마음에 저장. 아주 멋진 가을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