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티투어(성북투어)-로망스투어
내가 살고 있는 남양주시 별내동과 서울의 노원구 성북구는 가까운 편이다. 이 아름다운 가을을 그냥 지나쳐보내기는 아쉬워 성북시티투어가 있다는 정보를 듣고 로망스투어 여행사를 통해 성북시티투어를 신청해 보았다.
단돈 5000원에 성북구에 있는 의릉, 와룡공원, 심우장, 길상사, 성북근현대문학관을 가이드와 해설사 동행으로 둘러보는 여행상품이다.
10시까지 석계역 2번출구에 모여서 마련해준 버스를 타고 의릉으로 출발했다. 의릉은 처음 찾아보는 조선왕릉이었는데 가을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고즈넉한 왕릉 주변을 산책하는 것은 신선하고 좋은 경험이었다.
의릉에 대한 아픈 역사도 가슴에 남았다. 경종과 비의 왕릉임에도 불구하고 그때 당시 낮은 문화유산의식으로 인해 주변에 중앙정보부 건물과 부속건물을 설치하고 일반인이 관람을 못하도록 출입을 통제했다고 한다.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7.4남북공동성명이 이 의릉 근처의 건물에서 이루어졌다. 그래서 아직 중앙정보부에서 쓰던 강당 건물을 문화유산으로 지정해서 허물어버리지 않고 보존하고 있다. 이 중앙정보부 강당건물은 창이 없게 설계되었다는 점이 새삼 그 시절의 건물의 쓰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했다.
와룡공원, 심우장, 길상사 등의 오후 코스가 있었지만 감기기운이 있어 몸상태가 좋지않아 중간에 그만 두고 돌아왔다. 가을의 길상사는 너무나 아름답다는데 아쉽다.
이렇게 투어버스 여행을 가보는 것은 정말 간만이었는데 내가 여러 낯선 사람들과 여행을 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간단히 둘러보고 읽어보고 생각하고 느낄수 있는 내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들을 누군가 화장실을 가고 누군가 다른데 보다가 늦어지고 하는 상황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는 일이 생각보다 고역스러웠다.
5천원의 가성비 좋은 여행프로그램이지만 내 스타일에는 맞지 않아서 버스투어여행은 앞으로 가지 않을것같다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사람들, 나처럼 예민스럽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5천원의 가성비 좋은 하루 코스 서울시내 시티투어 프로그램이 좋은 추억을 남겨줄 수 있을 것이다. 내 옆자리 앉아 있던 총각도 이 투어프로그램이 너무 좋아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다시 신청해서 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