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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너, 프레드릭 배크만

오늘만산다! 2024. 12. 22. 19:10


(오베라는 남자)로 유명한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이다. 베어타운의 연작 마지막 편이라고 하는데 전작을 읽어보지는 않았다.
독특한 형식의 소설이다. 작가는 모든 사실을 다 알고 있는 척을 하면서 독자에게 궁금하지? 하고 약올리는 문체를 구사한다.  "00은 알지 못한다." 로 많은 챕터의 마지막 문장이 끝난다. 작가는 알고 있는데 00이는 모르는 거다. 이거 이렇게 되는데 자세히는 알려줄 수 없어. 궁금하지? 로 끝나는 챕터의 마지막 문장들. 이런 문체의 소설은 처음이어서 신박하다 느껴지지만 조금은 낯설은 느낌이었다.

스토리도 재미있고 몰입감 있었지만 부분마다 등장하는 삶에 대한 작가의 통찰을 엿보는 것이 좋았다.

p. 240 "결혼생활에서 중요한 건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지만 둘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 절대 서로를 볼 수 없다는 것이 맹점이다."
결혼생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문장이었다.

p. 338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이루고 싶다면 남들은 하지 않으려는 것을 해야 한다."

p.356 "모든 부모가 그렇듯 그도 아이들이 자기보다 좀 더 쉽게 좀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랄 뿐이다. 세상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할 방법은 없다. 심지어는 우리 자신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할 방법은 없다. 그래서 그는 눈을 감고 한나의 말이 맞는다면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뿐이다. 좀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소설은 서사도 중요하지만 서사중에 짤막짤막하게 드러나는 작가의 삶에 대한 가치관이 중요하다. 사춘기 아이와 매일 고군분투하는 나로서는 사춘기 아이의 부모로서 내가 무얼해야하는가? 하는 고민에 대한 답이 되었다. 위의 짧은 문장에서 깨달음이 있었다. 그냥 내 인생을 훌륭하게 살아야지. 훌륭한 사람으로 살려고 노력하다보면 아이는 나를 바라보며 훌쩍 커있겠지.

재미도 있고 교훈도 있는 괜찮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