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아름다운 것들 - 커피나무, 금전수
겨울인데도 잘 자란다. 학기중에는 출근으로 바빠서 식물들을 제대로 봐주지 못하다가 휴가기간에는 매일매일 이 초록이들을 쳐다보게 되니 새삼 사랑스럽다.
우리집엔 수목장을 한 배추(고무나무)와 이슬이(금전수). 2년전 아이가 학교 과제로 만들어 온 수경재배 커피나무, 1년전 학교에서 받아온 쪼꼬미 선인장, 집들이 선물로 받은 여인초, 길가다 꽃가게에서 들여온 흰꽃나도샤프란 모두 6개이다.
한달에 한번 물을 충분히 주고 마시다 남은 물이 있을때 종종 화분에 물을 한컵씩 부어준다. 우연치않게 정해진 루틴인데 월급이 들어온 주말이 물흠뻑주는 날이다.
지난 주말 물흠뻑데이를 했고 오늘 무심히 식물들을 쳐보다는데 우리집 이디야(커피나무)에 아기잎이 쏙 나왔다. 어찌나 반짝거리는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반짝이는 것들은 어쩜 저렇게 예쁠까? 갓나온 반짝이는 얘네들 앞에서 나는 어쩔줄 모르고 사랑스러운 마음을 쏟아낸다. 옆에 있던 예전에 나왔던 잎들과 비교해 너무나 반짝거린다. 코팅제도 오일도 바르지 않았는데 윤기가 좌르르 흐른다. 예뻐서 감히 만져보기도 어렵다.
중년을 넘어 노년으로 가고 있는 나는 그래서 반짝이는 것들이 더 소중하고 예쁘다. 어리디 어린 우리 아이들도 어여쁘고 사춘기지만 그래도 어린 우리 아들도 예쁘고 가을보다는 봄이 좋아지고 이제 막 태어난 아기 잎이 소중하다.
반짝이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반짝이기에 사랑하지 않을수 없다. 반짝이는 존재들은 반짝인다는 것만으로도 사랑받을 만 하다. 나는 더이상 반짝이지 않지만 반짝이는 것들을 보고 사랑스러워 하는 마음을 갖는 것만으로도 사랑받을만 하다. 쓰고나니 오글거리는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