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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는 역시 손걸레질이 최고!

오늘만산다! 2025. 1. 26. 20:10

이번 명절은 식구들 모두 우리집에서 모이기로 했다. 명절연휴가 얼마 남지 않은 며칠간 미친듯이 집을 치우고 쓸고 닦는다. 한톨의 먼지도 허용하지 않으시는 어머니가 마음 편히 잘 지내고 가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래서 정리정돈과 더불어 어제부터 손걸레질을 시작했다. 스팀청소기, 물걸레청소기, 로봇청소기로 주말마다 청소를 대강대강 하기에 손걸레질을 해본 건 진짜 오랜만이다. 무릎을 꿇고 걸레를 손에 쥐고 두 팔에 힘을 주어 바닥을 박박 문지른다. 허리가 아프지 않을까 했는데 오늘 아침 무릎이 아파서 봤더니 무릎에 멍이 들었다. 와~ 손걸레질 몇번에 이렇게 멍이 들 일인가?

꾸준한 운동으로 몸이 단단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걸레질 몇번에 이렇게 멍이 든다는게 놀랍기도 하고 나라는 인간이 참 유약하구나 생각한다.

어릴때 어머니는 방청소를 나의 역할로 맡기셨는데 매번 손걸레질을 두번씩 하라고 시키셨다. 한참 놀고싶은 나이에 삼형제중 나에게만 그렇게 두번씩 매일매일 온집을 손걸레질 시키시니 손걸레질을 하며 속상한 마음이 매일매일이었다. 추운 겨울 찬물에 걸레를 빨 때 속상해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내가 독립하면 손걸레질 따위는 절대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을 것 같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렇게 나이든 내가 이제 손걸레질이 좋아지고 있다. 생각보다 손걸레질의 효과가 크다. 손걸레질 후 뽀송뽀송하고 빛이 나는 바닥을 마주하고 나니 낯설고 흐뭇하다. 예전에는 빗자루질, 손거레질로 청소를 했었는데 가전의 힘을 빌어 이젠 비질, 걸레질을 하지 않는다.

종종 나를 수양하는 마음으로, 내 집을 아끼는 마음으로 자주자주 손걸레질을 해야겠다 생각했다. 손걸레질 하는 중에 마음이 고요해지고 정갈해지는 느낌이었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 공간에 대해 노력과 정성을 들이고 있다는 마음이 들었다. 로봇청소기를 돌릴때와 다른 마음가짐이었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대상을 바라보는 것은 참 좋고 행복한 일이다. 손걸레질을 하면서 마루바닥의 흠집을 보며 이건 언제 생겼지? 생각하고 떨어진 머리카락이 누구의 것인지 생각하고 그동안 바닥에 대해 무심했던 나의 태도에 대해 후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