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아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이슬아 작가가 언젠가 참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었다. 그런 느낌이 들었다. (일간 이슬아)를 보며 저렇게 열심히 글을 쓰는데 잘 안될수가 없다 생각했다. 김영하 작가가 수상소감을 말하며 "쓰지만 않는다면 가장 멋진 직업이 작가"라고 할만큼 글쓰기의 고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그런 글쓰기를 매일매일 하고 누군가에게 그 글을 보내주는 서비스를 생각해내는 기발함과 성실함은 그 어떤 작가도 보여주지 못한 경험이다.
이 장편 소설은 드라마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첫 장편 소설이 대박이 나서 드라마로도 만들어지고 시나리오 각색을 하게 된다니 이슬아작가는 성공했다. 글쓰기의 모든 분야에서 한마디로 대박이 났다. 그녀의 지난 십여년간의 노력에 존경을 표한다. 그 노력의 모습이 이 소설에서도 낱낱이 드러나 있다.
p.41. 딸에게는 주인의식이 있다. 손님처럼 살지 않는다. 집안의 대소사를 책임지고 감당하기 위해 자기 몸을 엄격히 관리한다. 이들에게는 좋은 것만을 반복하려는 의지가 있다. 반복하고 싶지 않은 것을 반복하지 않을 힘도 있다.
소설을 읽는 독자인 나는 중간중간 폭소를 터뜨리며 재미있게 읽었다.
p. 19 "걸으면서 심호흡도 하고 그렇게 차분히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책상 앞에 돌아오면 딱 이런 생각이 들거야." 슬아가 묻는다. "어떤 생각?" 웅이가 대답한다. "씨바, 그냥 아까 쓸걸~"
p. 21 슬아가 모부에게 열심히 운동하고 관리해야 성공한다는 대목에서 "아니, 우리는 성공같은 건 하기 싫어."라고 대답한다.
딸과 모부의 엉뚱한 대화와 다른 삶의 방향성이 아이러니하고 웃음을 자아냈다.
내가 사랑하는 소설가 목록에 이 소설을 계기로 이슬아 작가를 넣기로 했다. 평생 사랑하며 추앙받는 작가로 거듭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