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선생님의 사망소식을 듣고 그날 오후 동학년 연구실에서 눈물을 흘렸다. 선배 후배들이 다 보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아 눈물 콧물이 묻은 티슈를 회의 테이블 위에 수북이 쌓아놓았다. 동료들은 학기말 너무 힘들어서 그렇다고 쉼 없이 달려와서 지쳐서 그렇다고 방학하면 괜찮아진다고 다독이셨다. 그냥 지쳐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선생님의 소식은 내 가족을 잃은 것처럼 허망함과 무한한 미안함으로 방학 내내 슬퍼했다.
이제 49재 추모식을 지내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49재 집회를 하며 선생님을 떠나보내고 나니 선생님도 그 억울한 마음을 잘 달래고 저세상으로 가셨겠다 싶다. 그렇게 선생님을 잘 보내드리려고 나도 최선을 다했다 싶어 마음이 편안하다. 아직 넘어야 할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남아있지만 모래알 같던 교사들의 단결, 연대를 이번 기회에 볼 수 있어 뿌듯했다. 그렇다. 혼자의 힘으로는 어렵다. 연대의 힘은 희망을 꿈꾸게 한다.
공교육 멈춤의 날도 잘 해냈고 병가도 잘 썼다. 학부모님들도 지지해 주셨고 교육부 장관도 꼬리를 잠깐은 내렸다.
이제 교육대표 단체들이 뜻을 모아 협상을 진행한다고 하니 잘 되길 바라며 지켜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