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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쉼 상담, 두번째 회차 - TCI 검사

오늘만산다! 2023. 12. 5. 22:21

마음쉼 두번째 상담을 하고 왔다. 주중에 온라인으로 MMPI2 검사와 TCI 검사를 진행했다. 이 외에 성인용 문장완성검사도 지면으로 작성해서 인시아에 방문했다.

지난 한주간의 근황 이야기를 하고 자신이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을 확인해 보았는지 되새겨보았다. 그리고 주중에 실시한 두 가지 검사에 대한 결과 값을 보고 나라는 사람이 가진 기질과 성격, 불안과 우울정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상담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자니 나라는 사람이 참 모순덩어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은 자꾸만 나 자신을 칭찬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연습해야 한다고 숙제를 내주셨지만 내 머릿속에는 '여러가지 기질이 극명하게 상충하는데 이때까지 버텨온게 신기하네.' 싶었다.

젊을 때는 바쁘게 사느라 몰랐고 이제 조금 여유가 있고 내 삶을 돌아볼 수 있게 된 순간 내가 조금은 남다르고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1년 전쯤 부터였겠다.

단순히 그동안은 내가 겁이 좀 많은 편이고 걱정도 사서 하는 편인가 보다 했는데 어느 순간 불현듯 '이렇게 무서운데 앞에 나서서 뭔가를 하려고 하는 나 자신이 어색한데?' 싶기는 했다. 그러면서 나 자신을 살펴보던 중이었다. 그런데 상담선생님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흐릿했던 의문이 약간은 개운하게 정리가 되는 느낌이었다.

"그렇다. 나는 엄청난 겁쟁이였다. 세상 모든 것이 다 무섭고 두렵다. 세상에 나서기 위해 주변을 견고히 하고 성을 쌓고 엄청난 준비하고 그럼에도 무서운 것 투성이다. 그런데 나는 또한 열정적이고 정의롭다. 높은 가치를 지니고 그 가치와 원칙이 지켜지길 바라며 특히 공정함과 공평이 지켜져야 한다고 믿는다."

공정한 사회를 바란다면 나서서 바꾸고 변화시켜야 하는데 나서기는 두려워하는 모순투성이 인간이었던 것이다. 새로운것을 추구하고 열정이 넘쳐나는데 그걸 하려면 한발짝 세상 밖으로 나서야 함에도 그 한발짝이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사람인 것이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게 뭐람?

직장에서도 그래서 문제가 생길수밖에 없었겠다. 원칙은 높으나 실현이 되지않는 현장에서 학대 고소나 민원이 계속 들어오는 상황이니 원칙대로 소신대로 밀고 나가기에는 두려움이 극심하게 밀려왔고 그래서 더 불안할 수 밖에 없었겠다.

방법은 나의 기대와 원칙을 내려 놓거나 낮추는 것이다. 좀 공정하지 않은 세상이더라도 눈감아 버리는 것. 내 노력으로 더이상 변화하지 않는 학생들을 상대로 전전긍긍하지 않는 것. 두번째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소신대로 대차게 밀고 나가는 것. 둘다 어려운 일이다.

상담을 통해 마음이 편안해지거나 뭔가 특별한 해법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나 자신을 세심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었다. 테스트 2번으로 2회차 차감이 되어 마지막 1번의 상담이 남아있다. 비용을 지불하고 더 연장할 수도 있겠으나 일단 여기서 마무리할 예정이다.

상담의 경험을 바탕으로 겨울동안 나자신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볼 요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