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괴물부모의 탄생, 김현수

오늘만산다! 2024. 4. 29. 23:08

-공동체를 해치는 독이 든 사람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며 학교와 사회에 대한 희망과 대안을 찾고 싶었을 것이나 나는 이 책을 다 읽고나서 극심한 절망에 빠졌다. 나는 더이상 이 직장에 머무를 수 없겠구나. 너무 무섭게 변해가는 곳이구나. 저 괴물들을 하찮고 미미한 내가 무슨 수로 감당할 수 있겠나 싶었다. 어서 탈출해야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자그마한 희망을 찾고자 한다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작금의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남아있는 십여년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해본다. 이 괴물들이 아우성 치는 곳에 나는 정년이 다 찼다며 안심하고 빠져나올 것인가? 동료와 후배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게 노력할 수는 없을까?


p.110 "학력, 양육, 경험, 사회경험 무엇으로 비교해도 교사는 나에게 견줄 상대가 아닌데 도전장을 던졌다는 것에 분개하는 것이다."

이 문장에 나는 분노한다. 저자는 괴물부모의 탄생 원인으로 학교에 대한 불신과 무기력한 학교, 학부모의 고학력화, 사회의 학벌화, 교육의 서비스화를 들었다. 괴물부모의 탄생원인을 생각해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자신의 고학력과 고학력을 추구하는 사회분위기, 교육의 서비스화를 추진하는 정치세력들을 일개 직장인이 무슨수로 바꿀 수 있나?

이번 달 나는 수업중 학생의 무차별한 행동(욕설, 폭력, 위협등)으로 교보위를 신청했고 그 과정에서 극심한 소진을 경험했다. 아동학대법에 당하지 않을까 무서워서 학생이 욕을 하던 나를 때리던 흉기로 협박을 하던 하지말라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 아동학대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학생을 제지해야 했었나? 모욕과 수치스러움을 참고 그냥 버텨냈던게 잘 한 일일까? 끊임없이 그 날을 회상하며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나는 어떻게 행동했어야 했을까?

가장 우선으로 아동학대법이 교사에게 적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번 일을 겪고나니 직장에서 나자신을 먼저 지켜낼 수 있어야 하겠다. 그 방법은 아동학대법 교사적용 배제 뿐인 듯 하다. 교사출신 국회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했다고 하니 기대를 걸어볼 일이다.

작년 집회의 열기는 언제였었나 싶게 잊혀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이렇게 얻어맞고 폭언과 욕설을 듣고 울며 지낸다. 적어도 한 학교에 매년 몇명쯤 전국의 모든 학교로 수치를 추정해보면 어마어마한 숫자이다. 무심히 내일 아닌듯 넘기지 말고 주변 동료의 어려움에 적극 지지와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서이초 사건이 일시적인 사회이슈로 나타났다 사라지지 않게 할수 있는 모든 노력을 지금 더 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