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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J 와 ESTP의 공존. 즐거운 우리집

오늘만산다! 2025. 2. 3. 10:43

나는 INFJ 북한군도 무서워한다는 중2 아이는 ESTP 이다.
대체로 순둥순둥한 아이이지만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말대꾸도 하고 나름 애교스런 반항도 하고 하며 매사에 갈등이 생기기에 도대체 얘의 MPTI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엄마인 나와 상반되는 성격의 아들.


INFJ인 나는 내성적인 성향이 강하고 사람들은 만나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부끄러움도 많고 사람들을 대할때 엄청난 에너지를 소진한다. 그런데 평생 사람들을 만나는 일을 해왔으니 잘 버텼다 생각한다. 윤리학과 철학을 전공한 것도 성격탓인가?

반면 ESTP인 아들은 정말 해맑고 밝다. 주말마다 뭐하고 놀까 궁리하고 집밖으로 돌아다닌다. 매사에 걱정이 없고 재미있게 산다. 아들은 쾌락이 대부분인데 엄마는 쾌락이 점이고 아들은 진지함이 없는데 엄마는 대부분 진지하다.

이래서 서로의 감정이 좋지 않으면 극단적으로 부딪치고 싸울법도 한데 아직까지는 사이가 좋다. 나는 재미있고 유쾌한 사람이 좋고 그렇게 되고 싶었다. 그런데 내 아들이 그런 성격이고 유머러스하다. 조금 표정이 심상치 않다 싶으면 춤도 추고 넌센스퀴즈도 던지고 백허그도 하고. 옆에서 별 짓?을 다한다. 가만히 지켜보니 저런 성격과 행동은 노력이 아니라 그냥 저절로 나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 긴 세월동안 아들처럼 되어보려고 유쾌한 인싸가 되어보려고 무던히도 노력했나보다. 절대 그렇게 될 수 없었을 텐데. 노력해도 그 어려움과 곤란이 표정에 드러났을텐데 말이다.

아들도 진지한 성격의 나를 고루하다 생각할까? 서로 너무나 달라서 서로를 보완하고 살고 있는 것 같다. 옆에서 꼼꼼하게 아이를 챙기고 인생에 대해 조언한다. 아이는 그런 말을 하는 내게 틀딱이라고 놀리지만.

서로 너무너무 다른 모습을 비난하거나 폄하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려고 하니 세상 편안한 모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주말에 아이는 야구장투어를 하고 나는 집에서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한다. 슬픈 책이나 드라마를 보고 펑펑 우는데 아이는 옆에서 노래하며 춤을 춘다. 그러던가 말던가 각자의 삶을 즐기고 살아간다. 중고등 시간을 함께 잘 보내고 적절하게 독립시킬수 있는 가능성이 꽤 큰 것 같다. 중2도 무탈히 건강하게 잘 보내보자. 사춘기 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