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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맥투어(1) - 불암산 (별내동에서 당고개역으로), 당고개역 한국통닭

오늘만산다! 2025. 5. 1. 22:20

비오는 휴일, 아침엔 하늘은 흐리지만 곧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무작정 출발한 불암산 산행.


애기봉-불암산 정상 - 노원구 불암산 힐링정원으로 산 하나 넘어가는 코스로 계획하고 집을 나섰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산행 초입을 들어서자 마자 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 그래도 개의치 않고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다. 우산도 우비도 준비했다.

올라가는 내내 우리 동네 우리집이 참 좋다는 생각을 한다. 집에서 걸어서 바로 등산이 이렇게 가능한 집이 몇이나 될까 싶다. 러닝도 수영도 공원 산책도 도서관도 심지어 이렇게 산행까지 도보로 되는 집이 몇이나 될까 이사오기 참 잘했다 싶다.

애기봉 정상이다. 별내동이 한눈에 보인다.

애기봉을 내려와 불암산으로 향한다. 바위가 심상치 않아 중턱에서 더 올라갈까 말까 고민하는데 훈훈한 인상의 선한 눈빛의 아저씨가 헉헉거리며 올라가는 나를 바라보고 기다리신다. 비가 오니 우산을 둘다 쓰고 있어서 일행을 마주치면 누군가는 기다려줘야 한다. 불암산 올라가는 길을 정말 세세히 알려주시는 아저씨. 발음이 어눌하신데 스스로 제가 말을 잘 못한다고 하셨지만 그 누구의 설명보다 듣기 좋았다. 선한 아저씨.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내가 잡은 방향은 깔딱고개. 깔딱깔딱 숨을 몰아쉬며 올라섰다. 가는 길에 만난 거대 바위.

깔딱고개에 들어서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거북바위와 불암산 정상이다. 아저씨가 거북바위가 크니 머리를 잘 찾아보라 하셨는데 진짜 거북바위가 거대했다.

정상에서 보는 전망은 아름다웠다. 날씨 좋은 날도 좋았겠지만 운무가 보이는 비오는 날의 산행도 멋있었다.

산 정상에서 웃통 까고 낄낄대며 라면을 먹는 청년들도 만났다. 젊음이 부럽다.

하산이다. 깔딱고개에서 제5등산로로 향하는 방향으로 내려왔다. 도착한 당고개에서 맥주집을 찾았는데 당고개역 앞에 그럴듯한 곳, 치킨 한마리 5500원 한국통닭이다.

비오는 날 당고개역 앞을 지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치킨과 맥주를 두고 행복해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 끊임없이 찾고 고민하는 중이었다. 나는 성취감을 느끼는 것을 좋아하고 힘든 그 여정 후에 혼자 앉아 마시는 맥주를 좋아한다. 오늘 불암산은 쉽지 않은 산이었지만 잘 다녀왔고 맥주를 마시는 내내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너~무~ 좋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