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어떤 삶의 한 장면중의 하나는 퇴근하면서 맥주 맛이 참 좋은 집에 들러 한시간 동안 하루를 돌아보며 맥주 한잔 마시면서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책을 읽어도 좋고 그냥 멍하니 있어도 좋고 누군가와 통화를 해도 좋지만 과하지 않게 혼자 누구도 없이 그냥 혼자 딱 한잔의 시원한 얼음잔을 앞에 놓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번에 이사오면서 전철역에서 내리면 20분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맥주집이 여럿 있다. 그중에 오늘은 역전할머니 맥주집을 가 보았다. 맥주도 맛있고 안주도 저렴하다는 곳이다.
시원한 얼음잔에 거품 가득 나오는 맥주. 금요일까지의 고단함을 스르르 사라지게 한다. 좋은 친구와 짜파구리 튀김 안주에 가볍게 한잔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포장으로 맥주 1500cc와 기본안주를 주는 곳도 있다는데 남양주 진접점은 기본안주는 홀에서만 제공한다고 해서 그냥 생맥주 1500cc만 판다고 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정말 좋은 사장님과 엄청 맛있는 맥주 한잔만 있다면 그리고 퇴근할때 하루를 잘 살아낸 나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면 참 인생이 넉넉하겠다 싶다.
인생 뭐 별거 있을까. 맥주거품처럼 사그러들 인생이지만 그냥 시원하게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으로도 참 행복한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