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히 운동을 잘 하는 좋아하는 사람이고 싶었다. 철인3종경기에도 나가보고 싶고 마라톤 대회에도 나가보고 싶고 그랬다. 남들과 어울려 경쟁하는 운동은 겁이 나고 좋아하지 않지만 혼자서 헉헉 거리며 꾸준히 인내하는 운동은 좋아하는 편이다. 오롯이 혼자 느끼는 성취감과 뿌듯함이 좋다.
지난 여름 그래서 나름 큰 결심을 하게 되었다. 수영에 도전해 보는 것. 대학생때 필수 과목이어서 처음으로 학부친구들과 학점을 따러 수영장에 가본게 처음이었지만 뭘 배웠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직장에 취업하고 나서 동료의 권유에 수영을 시작해 보았지만 퇴근 후 밀려드는 피곤함에 꾸준히 다니지 않았고 특히 자유형 팔돌리기에서 호흡이 되지 않고 물을 먹게 되면서 공포가 엄습했다. 공포를 핑계로 나는 수영은 못할 건가봐 하고 포기했다.
나이가 들어가니 내가 못할게 뭐야! 라는 마음이 더 오기처럼 찾아든다. 나에게 도전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진작에 이십대에 이런 마음을 먹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대부분 나의 인생은 포기와 변명의 시간이었다.
큰맘먹고 8월 1일부터 수영강좌에 등록했고 3개월을 완료했다. 물에 대한 공포도 줄어들었고 가끔씩은 물속에서 자유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드디어 강사님께서 같은 초급반이긴 하지만 레인 한칸을 올라가도 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럴 실력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만 3개월 꾸준히 노력한 나 자신에 대한 칭찬과 격려이다. 기특한 나자신에게 수영복 선물해야지.
처음 시작했을 때는 물에 떠서 나갈수만 있으면 그만 두자 싶었는데 이제 오리발도 껴보고 싶고 다이빙 입수도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