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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저기압대

오늘만산다! 2022. 11. 16. 21:07


아침을 새벽수영으로 시작하다보니 하루종일 피곤한 편이다. 점심 식사를 하고 나면 노곤해지는 심신과 내리누르는 눈꺼풀을 이겨내기가 힘들다. 하품 두어번 또는 진한 커피를 마셔봐도 비축된 힘은 점점 소진되어 간다.

오후에는 보통 동료들과 회의가 진행되거나 미처 못다한 업무를 처리하기 마련인데 특히 회의시간에 집중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억지로 눈을 크게 뜨고 상대방을 바라보거나 다이어리에 상대방이 말하는 내용을 빠짐없이 적어보기도 하지만 대략난감이다. 나이탓인가 수영탓인가 잘 모르겠다.  최근에 읽은 책에서는 이 시간대를 '오후의 저기압대'로 표현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도 마무리하기에도 애매한 그 시간

그런데 지금 내 나이가 또한 '오후의 저기압대'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새로 시작하기에는 나이가 차고 마무리하기에는 젊게 느껴진다. 하품이 차오르고 잠깐의 오수를 즐기고 싶은 나이. 달려온 인생의 길에서 잠깐 쉬고 싶어지는 나이. 달리기를 멈추고 싶지는 않지만 한두번쯤 꾸벅꾸벅 졸고 싶어지는 나이인 듯 하다.

연말이 다가오니 더 쉬고싶어지는 마음이 가득하다. 어차피 용기내어 일을 쉬지도 못할거면서 마음만 일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