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이 자자한 좋은 소설을 이제야 겨우 읽었다.
스토너 교수의 인생이야기이다. 평생을 대학의 영문학 교수로서 살아간 이야기. 남들이 보기에 왜 저렇게 사나 싶게 답답하고 안타깝지만 인생의 마디마디 열정을 다해 살아낸 사람 스토너의 이야기이다.
어찌보면 대학교수로서 명예가 있었고 노년까지 건강했으며 부자는 아니지만 생계에 지장이 없었고 하고싶었던 일을 하며 살았던 사람. 우리는 종종 이런 삶을 행복한 삶이라고 하면서도 이 책을 읽어가면서 스토너의 삶이 행복했는지 의심을 품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삶도 그러하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생계에 지장이 없으며 배곯지 않고 명예가 있진 않지만 타인에게 존대받고 건강하다. 나는 행복한가? 좋은 삶을 살고 있는가?
소설 끝장을 넘기며 여운이 길게 남았다. 스토너의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장면에서 나의 삶도 이러할 것이라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스토너처럼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내 삶의 안정감이 깨지는 것이다. 나도 별 일이 없다면 스토너처럼 살다 인생을 마무리하겠지. 그래도 순간순간 열정을 가지고 몰두했으며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인내한 스토너를 따라가기엔 나는 한참 모자라다.
잔잔하지만 긴 여운을 주는 책. 스토너.
가끔 삶이 쓸쓸해질때, 지루해질때 다시 꺼내 읽고 사색하고 싶은 좋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