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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흐드러지다.

오늘만산다! 2023. 3. 30. 21:12


아침마다 일어나자마자 "언제쯤 꽃 보여줄거야?"하며 아침인사를 건넸던 벚꽃나무.
오늘 아침 드디어 꽃잔치를 벌였다. 그렇게 내 마음을 애태우더니 부지불식간에 호다닥 이렇게 예쁘게 피어버렸다.
베란다 창에 커튼도 블라인드도 하지 않은 이유는 베란다 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이다.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벚나무 잎의 푸르름 가을에는 단풍과 낙엽 겨울에는 벚나무위에 앉은 눈송이들.
그렇게 우리집 베란다는 사시사철이 예뻤다.


이렇게 애정이 넘치는 집을 매도하려니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부르는 매수자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강아지들과 벚꽃날리는 오후에 창밖을 바라보았고 아이가 태어나고는 아이와 함께 바라보았고 긴 인생의 여행을 하고 난 후 다시 돌아온 이 곳에서 또다시 맞이하는 봄이다.

이 집을 이제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 도시로 나가고 나서 아이는 독립하고 나면 노년에 살기에는 너무 큰 집이다.
내가 장만한 첫 집, 아이가 태어난 집, 강아지 세마리가 가장 젊었을 때의 추억이 있던 소중한 집. 이 집 덕분에 좋은 추억이 생겼고 이 집을 기반으로 재정적으로 점점 더 탄탄해 졌다. 고맙고 고마운 우리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