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과의 인연은 2016년도에서 시작한다. 힘겨웠던 전원주택 생활을 마무리하고 오남읍의 조그마한 아파트로 이사와서 에어컨을 설치하려고 사장님께 전화를 드린 그 날 부터이다. 그 여름 할머니는 돌아가셨고 할머니를 잃은 슬픔을 감당하기 힘들어 누가 툭 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이 샘솟던 때였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라 에어컨 설치할 돈도 없었던 때였으나 무슨 마음에서였는지 여름이 다 지나갈 무렵인데도 사장님께 전화를 걸어 에어컨 설치를 의뢰했다.
에어컨 설치를 하고 있는 동안 나는 막내고모와 할머니에 대해 통화하며 또 한바탕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는데 사장님께서 통화내용을 듣고 계셨는지 어쨌는지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작업을 모두 마치시고는 원래 예정된 비용을 드렸는데 갑자기 만원을 빼서 내게 건네셨다.
실제로 비용이 줄어서 건네셨을 수도 있지만 나는 그 순간 슬퍼하는 나를 위한 묵묵한 위로로 그 만원 한장을 받아들고 또 한참을 울었다.
7년이 지나 작년에 다른 아파트로 이사가면서 다시 사장님을 만났다. 사장님의 상호가 에어컨 설치로 검색이 되지 않아 다시 뵙고 싶었는데 한참을 애먹었다. 그 사이 휴대폰도 자주 바꿨고 삼성사라는 상호가 에어컨과 연관이 되지 않았기에 에이 설마~ 하며 다른 에어컨 설치 업체를 검색하고 있었다.
휴대폰 전화목록의 삼성사라는 상호를 물끄러미 보다가 느낌이 묘해서 전화드렸더니 정말 사장님이셨고 목소리도 여전하셨다.
이번에는 아드님과 함께 오셨는데 함께 작업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좋았다.
1년만에 다시 이사하게 된 나는 오늘 다시 사장님을 뵈었다. 사장님은 여전히 건강하시고 웃는 모습이 참 풋풋하시다. 아직 미국으로 출국하지 않은 아드님도 참 훈훈하다. 남양주 진접에서 조금은 먼 거리라 작업의뢰를 부탁드리기 어려웠는데 선뜻 오셔서 설치를 마무리해주셨다. 합리적인 가격과 꼼꼼한 마무리. 세심한 배려가 있기에 오래도록 사장님을 뵙고 싶은데 에어컨 설치라는게 이사하지 않고서야 할 수 없는 일이라 또 언제 다시 뵐수 있을지 모르겠다.
엘리베이터 배웅해 드리면서 건강하시라 인사드렸다.
집에 굴러다니던 실외기 앵글을 따로 말씀드리지 않았는데도 벽에 못을 박아 걸어두고 가셨다.
에어컨 설치해주신 곳곳마다 꼼꼼과 세심이 돋보인다.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사업번창하시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