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방 바닥이 찜질방처럼 뜨거워서 아이랑 나랑 밤새 허덕이다 늦잠을 잤다. 후끈후끈한 방바닥은 오랜만이었지만 평소 열이 많은 아이는 어쩔줄 몰라 옷을 벗었다가 창문을 열었다가 힘들어했다. 그래서 조식도 못먹고.
근처에 숲속작은책방이 있다고 해서 찾아보았다. 산밑 골짜기에 아기자기 예쁜 일반 주택인데 책을 파는 서점이란다. 고양이 두마리와 사장님이 조용히 인사를 건넨다. 벽마다 책이 한가득인데 책소개 메모가 마음을 끈다. 직접 사장님께서 책에 대한 소개를 써놓으셨는데 문장문장 읽고 있으려니 시간이 한참이다. 지루해진 아이는 빨리 책을 골라 나가자 하고 나는 그 공간에 더 머물고 싶어진다. 처마끝으로 눈이 녹아 빗물처럼 뚝뚝 떨어지는데 햇살이 고즈넉히 비쳐 반짝거린다.
사장님이 쓰신 책방에 대한 책과 괴산 사람들이 발행한다는 잡지를 한권 샀다. 아이도 성화에 못이겨 책 두권을 골랐다.
숲속작은책방과 괴산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책을 읽어본 후 나중에 더 이야기하고 싶다.
오늘도 아이와 볼링도 치고 포켓볼도 치고 수영도 하고 배불리 먹고 늘어지게 쉬었다.
정말 오랜만에 아무 신경쓸 것 없이 그냥 쉬고 쉬는 여행이다. 내일도 또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