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어의 미국주식 무한매수를 알게 된 것은 지난 2021년 가을이었다. 당시 나는 이책 저책 주식투자에 관한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고 있는 상황이었고 읽은 내용들을 바탕으로 주식을 사고 파는 연습을 하는 주린이었다. 물론 지금도 주린이다.
어떤 종목을 골라야 하는지 차트는 어떻게 봐야하는지 아무리 책을 읽어도 유튜브 방송을 시청해도 감이 잡히지 않던 나에게 라오어의 (미국주식 무한매수법)이라는 책은 심봉사 눈 번쩍 뜨는 것처럼 주식의 세계에 한줄기 빛처럼 느껴졌다.
"레버리지가 아니면 인생을 바꿀 수 없다. " 이 말은 곧 "레버리지는 나의 인생을 바꿔줄 수 있다!!"라는 말이다. 책을 읽고 나서 흥분에 휩싸인 나머지 3배 레버리지 주식을 매수하고 책에서 제시한 대로 진행했다. 그런데 정말 10%의 수익률로 수익이 얼마지나지 않아 들어오는 걸 보는 순간 '이건 찐이야. 나도 인생 바꿔보는거야.'라는 흥분된 마음에 투자금을 늘리기 시작했다. 마침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전세금 갖고 있는 것을 pool로 모두 집어 넣어 증액시키고 다시 무한매수를 진행했다.
그러나 수익의 기쁨은 잠깐. 해가 바뀌면서 주식시장은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이러다 다시 상승하겠지 마음을 다독였지만 쭉쭉 곤두박질 치는 흐름을 극복해내기는 어려웠다. 가지고 있는 예수금은 바닥을 드러냈고 나는 절망했다.
라오어의 무한매수법 까페에서는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전체영혼법 파파스법등 다양한 방법들을 내놓았고 힘을 모았다. 주린이에게 손절은 너무나 마음아파 버티기 힘들어서 전체영혼법도 몇번 하다가 그냥 주식계좌를 보지 않는 것으로 2년을 버텼다.
그리고 다시 시작한 것이 SOXL을 기반으로한 주린이아바타법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변동성이 큰 SOXL을 단지 1-2%만 상승해도 파는 방법이다. 촘촘한 그물처럼 매수를 걸어놓고 작은 수익에도 단돈 1만원에도 매도한다. 그렇게 또 한해를 버텼다. 주린이아바타법도 나름 의미있었다. 자주 주식계좌를 봐야하는 단점이 있지만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처럼 소소히 모은 1만원 10만원이 모여 지난해에 1300만원 정도의 수익을 가져다 주었다.
해가 바뀌어 24년 1월 모든 3배 레버리지 주식이 상승추세였고 2년동안 파란동굴 안에 갇혀있던 주식들이 빨갛게 색이 변했다. 더 상승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도 있지만 이정도 (약 30%)의 수익으로 오늘 매도를 완료했다. 1억 2천정도의 매수금으로 3천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마무리 한다.
갑자기 텅 빈 주식계좌를 보니 마음이 이상하게 허전하다. 지난 2년을 나와 함께 울고 웃었던 주식계좌. 근심걱정 많았지만 결과는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다.
그동안 나는 초보 주식투자자로서 부쩍 성장했다고 느낀다. 매수점과 매도점을 생각할 줄 알게 되었으며 챠트와 밴드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상승한다고 함부로 들떠서 매수금을 올리지 않는 인내력을 가지게 되었고 하락한다고 일희일비 하지 않는 자제력을 갖게 되었다.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팔고자 하는 느긋함을 배웠다.
이제 수익금은 집대출금 채우는데 써야해서 다시 충분한 예수금 pool을 채우는데 힘써야 한다. 그래도 이제 나는 기회라는 것이 언제든 다시 올것임을 알기에 차근차근 준비하고 기다릴 수 있다. 물론 라오어의 적립식 VR은 꾸준히 적금처럼 진행해 나갈 것이다.
이렇게 지난 2년 반의 주식투자에 대한 경험을 글로 정리하고 나니 더욱 마음이 차분해진다. 그리고 라오어님과 무한매수 카페 회원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이다. 참 선하고 명민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돌아가신 할머니는 항상 말씀하셨다. "아가야. 돈 쫓아가며 살지 마라. 돈은 따라오는 거야. 복되게 살면 저절로 따라온다." 나는 돈을 쫓고 싶었는데 할머니는 항상 무심히 그렇게 말씀하셨다. 여기서 포인트는 '복되게'일 것 같다. 할머니처럼 성실하게 주변을 돌보며 욕먹을 행동 하지 말고 나누며 살면 저절로 부자가 된다.
욕심내지 말기. 일확천금을 노리지 말기. 냉철하기. 꾸준히 공부하고 배우기. 멈추지 말기.
나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