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언젠가부터 책상이 불편하다고 했다. 노트북 키보드 두고 나면 책을 놓을 공간이 없다고 했다. 학원을 다니지 않고 인강으로 공부하는 아이가 하는 말이기에 책상을 바꿔줘야 하나 고민했다. 물론 아이의 속마음은 pc방처럼 노트북 앞에서 짜장면 한그릇 놓을 공간이 필요했다고 나중에 말했다.
여러가지 기능이 있는 다양한 책상들이 많았으나 어차피 집에서 책상 앞에 얼마나 앉아있겠나 싶어 단순하고 깔끔한 디자인에 폭넓은 사이즈만 찾아보았다. 마침 데스커에 800사이즈 책상이 있어 구입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800사이즈 책상이 많지 않았다.
집에 들여놓고 나니 아이는 넓은 폭에 만족해하고 오늘 하루 책상덕분인지 혼자 자기 방에 앉아 밀린 숙제도 마저 한다.
아이가 좋은 책상과 의자에서 꾸준히 학업을 잘 이어나가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예전 나의 부모님의 마음과 닮았다. 예전 없는 살림에도 나의 부모님도 손으로 앞으로 당기면 쑥 책상이 앞으로 빠져나오는 원목 책장겸 책상을 사주셨던 기억이 있다. 그 책상에 앉아 공부도 했지만 만화책도 읽고 노래도 듣고 낙서도 공상도 했던 청소년기의 내가 떠오른다.
오래오래 무언가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고 지식을 쌓아갈 때 유익한 공간이 되길, 좋은 추억으로 너에게 남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