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년차에 접어드는 강릉단오제 가족여행. 몸이 좋지 않았지만 꾸역꾸역 짐을 싸서 아이와 함께 강릉단오제를 보러 강릉으로 향했다. 사춘기 아들은 엄마와 함께 하는 그 모든 일들이 마냥 좋지만은 않은데 강릉단오제를 보러 가는 것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니 이런 기회를 놓칠수는 없어 통증에도 불구하고 길을 나선 것이다.
강릉단오제 시즌에 강릉시내 숙소를 잡는건 무척 어렵다. 미리 세달 전에 예약을 해 놓았는데 몸이 아파 못갈줄 알고 취소를 했다가 급하게 숙박할 곳을 찾으니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주문진으로 숙소를 정하고 덕분에 주문진항은 행복했던 여행지로 남았다. 삶이 원하는 대로 계획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고 그로 인해 좋은 일이 생긴다.
강릉시장에서 닭강정과 오징어 순대를 포장해와서 저녁을 먹었다. 베니닭강정과 강릉바삭이네 오징어순대집은 한참을 줄을 서서 기다려야 음식포장을 받을 수 있었다. 강릉시장 주차장이 만차일 경우 남대천 근처 천변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는데 강릉단오제로 주차장이 가득차서 시장에서 먼 곳에 주차할 수 밖어 없었다. 단오제 기간 주차는 어렵긴하지만 그래도 조금 가까운 곳을 포기한다면 그래도 주차는 할 만 하다.
주문진항은 주말이지만 그리 번잡하지 않았다. 도깨비 촬영지도 가보고 아침겸 점심으로 섭국과 오징어볶음을 먹었다.
식사후 도깨비시장근처에서 낮잠을 잤다. 바닷바람 솔솔 불어오는데 파라솔 아래에서 자는 낮잠은 꿀맛이다. 그냥 이 순간들이 계속되기를... 무념무상의 편안한 순간들이 삶에서 얼마나 자주 찾아올까?
오후에는 본격적으로 강릉단오제 공연을 보았다. 제주 탐라 문화재, 관노가면극, 사천농악대 공연, 불꽃놀이를 즐겼다.
불꽃놀이는 생각보다 짧았지만 강릉단오제의 개막을 알리는 데는 충분했다. 저녁에는 친구가 찾아와 강릉단오제를 함께 했다. 계속되는 통증에 너무 지쳐있을 때 친구가 찾아와 운전도 해주고 아이도 챙겨줘서 고마운 마음이다. 힘들때 항상 옆에서 소소한 배려로 나를 감동시킨다. 언제쯤에나 그 고마움을 갚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친구! 딱 기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