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묵었던 숙소는 평창에 있는 호텔AM 이다. 강릉시내 묵을수 있는 호텔이 없어 평창까지 30여분 거리에 있는 평창이지만 강릉에 가까운 숙소를 잡았다. 내부구조는 오피스텔을 개조한 것 같다. 몇년전 오피스텔을 구입해보려고 모델하우스에 들렀을때의 내부구조와 똑같이 생겼다. 오피스텔에 침대2개 들여놓은 느낌이다. 그래서 세탁기와 인덕션등 조리도구들이 갖춰져 있었다. 나름 정갈하고 하루정도 묵기에는 좋았다.
강릉 단오제에는 감자전을 먹어줘야 하는데 거리마다 너무 북적여서 감자전을 제대로 먹지 못해 아침부터 감자전을 먹으러 나섰다. 김혼비의 (전국축제자랑)에 따르면 강릉단오제 기간에는 강릉시내 모든 음식점들이 기존 메뉴를 접고 감자전을 만들어 판다고 했다. 정말 단오장 근처 거리마다 감자전을 팔고 있다. 그런데 뉴스보도에 따르면 실제 가게 주인들이 감자전을 파는게 아니라 단오제 기간동안 가게를 임대해주고 야시장 같은 업체에서 잠깐동안 감자전이나 꼬치류를 파는 것이라 해서 단오제에 열심인 강릉 시민들에 대한 환상이 조금 깨졌다.
강릉에서 감자전으로 가장 유명하다는 곳. 감자적1번지. 오픈시간에 맞춰 출발했고 어플로 확인할때도 대기자가 없었는데 도착하고 나니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감자전을 먹겠다고 대기하고 있다. 40여분을 기다려 감자전과 장칼국수, 감자옹심이, 닭똥집을 맛보았다. 줄을 서서 기다릴만 하게 입에 맞았다. 예약을 걸 수 있는 어플이 있으니 꼭 수시로 새로고침해서 대기시간을 줄이면 좋겠다. 새로고침을 제대로 안해서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근처 안목해변에서 커피콩빵과 라떼를 마셨다. 비가 보슬보슬 내려 안목해변을 걷기에 운치있기도 불편하기도 했다. 통증이 점점 심해져서 친구랑 얘기하기가 버거워질 정도다. 무슨 얘기를 나누었는지 기억도 안날 정도가 되었다. 너무 아프니 급히 일정을 마치고 싶어져서 단오장의 공연 하나 보고 매년 하는 창포물에 머리감기하고 일정을 마무리 했다.
누군가에게 그냥 떠올리기만 해도 추억이 돋는 장소가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매년 다녀가는 강릉 단오제는 우리 가족만의 큰 이벤트가 되었다. 창포물에 머리감고 나서 찍는 인증사진으로 한해한해 커가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직장일로 지쳐갈 때쯤 내 삶을 다시 새로고침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올해 건강을 잘 회복해서 내년에는 더 생기발랄하게 강릉단오제를 즐길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