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재를 뒤로하고 또 쏟아지는 비를 뚫고 표선쪽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어찌나 비가 쏟아지는지 운전이 무서워서 비가 그치길 기다려서 가기로 했다. 급하게 방향을 돌려 산방산탄산온천으로 향했다.
야외 노천온천도 있다는데 비가 오니 굳이 나가고 싶지 않아 찜질복만 빌려 목욕하고 찜질하고 쉬면서 비그치기를 기다렸다. 규모가 큰 온천인데 내부시설도 크고 깨끗하다. 사우나 안에 탕도 여러개고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생소한 풍경을 자아냈다. 오히려 탕에 비해 찜질방 크기가 작아서 아쉬웠다. 이용하는 사람은 많은데 찜질방 자리가 좁아서 앉을 곳이 없어 잠깐 있다 나와야 했다. 비가 오니 다른 여행객들도 갈 곳이 마땅치 않았나보다. 중국 단체관광 여행객들이 무더기로 들어와서 여기가 중국인가 싶었다.
부모님 모시고 오면 좋겠다 싶었던 산방산 탄산온천.
표선에 숙소를 정했는데 친구가 소개해준 가성비 좋다는 곳.
비가 오니 야외수영장에는 들어가보지도 못했고 저녁에 객실 테라스에 있는 온수풀만 이용해보았다. 날씨 좋은 날 아이 물놀이하며 지내기에 좋은 숙소인것 같다. 물놀이에 관심없어진 사춘기 아이에겐 그저그렇다.
성산일출봉에 오르려했는데 폭우로 입장금지이다. 주차장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보기로 했지만 그칠것 같지 않다. 비가 와도 입장이 가능하다는 비자림으로 향했다. 그리 코스가 길지 않아 부모님들도 아이들도 걷기 딱 좋았다. 비자나무숲속에 들어가니 비가 오는 줄도 모르겠다. 초록초록한 숲을 무념무상으로 걷다 나왔다.
비자림 근처에는 미로공원도 있다. 메이즈랜드. 들러볼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닌데 바로 근처에 있다니 호기심에 들러 보았다. 세개의 미로정원을 통과해야 하는데 아이는 지도도 보지 않고 씩씩하게 잘 찾아다녔다. 아이의 발소리에 기대어 따라가보기는 하지만 아이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길을 잃었다. 한참을 헤매서야 출구를 찾았는데 어지럽다.
다음날은 비가 잠깐 그치고 살포시 햇님이 보인다. 그렇게 기다리던 햇빛. 일기예보를 보니 오전에만 살짝 해가 나오고 다시 비예보가 있어 부리나케 쇠소깍으로 향했다. 쇠소깍의 경치와 나룻배를 타고보 싶었다.
여행중 가장 즐겁게 웃었던 시간이었다. 역시 여행은 날씨가 다한다. 제주 여행중 이 쇠소깍에 있을때만 해를 보았다. 푸른 하늘과 맑은 구름 깔깔대는 아이의 웃음소리 신비한 절경의 쇠소깍. 다음 제주여행에도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