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이라고 마트전단지나 sns광고에서는 삼계탕, 치킨 등등 온갖 먹거리 홍보가 나온다지만 우리집은 남일처럼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이런 날이 아니어도 닭소비량이 많은 편이다. 가끔 두손으로 닭다리를 뜯고 있다가 문득 닭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럼 안먹으면 될걸 이건 또 무슨 청승인지.
각자 스케줄이 바빠 가족모두 길게 휴가를 갈 수는 없어서 복날겸 휴가 물놀이겸 계곡에서 발담그고 백숙을 먹을수 있는 곳을 찾았다. 남양주시에는 예전에 오남읍 팔현리에서 계곡에 평상 깔고 닭백숙 먹던 곳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다 철거되었다고 한다. 그 다음 생각난 곳은 양주시 장흥유원지인데 거기까지 가기에 좀 멀다 생각이 들었다. 실제 로는 그리 멀지 않은 곳이긴 하다.
그러다 찾은 곳이 이곳, 남양주시 화도읍에 있는 (숲속산장)이라는 음식점이다. 주말에는 미리 예약이 필수이다.
별내동에서 화도읍까지 40분정도 걸린다. 좁은 골목길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큰 규모의 음식점이 넓은 주차장과 함께 보인다. 공터를 넓게 주차장으로 확보해 놓아서 주차걱정이 없다.
카운터에 가서 예약자 이름을 말하고 닭백숙과 음료를 주문했다. 다소 음식값이 비싸보이긴 하나 주말에 느긋하게 물놀이를 함께 할 수 있는 자리세라고 생각하면 괜찮은 가격이다. 시설도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잘 정비해 놓았다. 가족끼리 한번쯤 와서 쉬다 갈 만하게 꽤 괜찮다.
어린 아이들은 튜브랑 물총을 들고 계곡에서 물놀이가 한창이고 어느 여성축구동호회 단합대회로 시끌시끌하다. 사춘기아이는 이제 물놀이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계곡물에 발만 담그고 나왔다. 백숙 고기 몇점 먹고 더워지면 다시 계곡물에 갔다가 시원해지면 다시 뜨거운 국물 먹고 또 계곡에 가고 무한반복이다. 뜨거운 여름 한낮이 뜨거웠다 차가웠다 그렇게 꿈같이 지나간다.
사는게 가끔 힘이 들었다. 그렇다고 도망치거나 포기할수도 없을 때 그냥 이렇게 낮술한잔에 백숙, 계곡물소리 멍하니 들으면서 또 시간을 보내다보면 그렇게 지나가겠지. 그렇게 지나갈거다. 웃을 일 없어도 웃어보다보면 그렇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