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에 있는 자그마한 땅을 텃밭으로 일군다. 나에게 배정된 텃밭은 고작 한 이랑이다. 오늘은 땅을 일구고 비료를 뿌리고 비닐 멀칭을 한 것으로 대단한 뿌듯함을 느낀다. 벌써부터 상추를 심을지 방울 토마토를 심을지 기대가 가득이다. 아이들은 바나나 나무를 심어달라 수박을 심어달라 먹고 싶은 과일을 이야기 하지만 내게는 너무 큰 기대이다.
따뜻한 햇빛을 쬐고 내가 아는 누군가와 그 땅을 함께 일구어 갈 수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기쁘고 고마운 시간이었다. 다정한 동료는 내 피부를 걱정하며 자외선 방지 패치를 붙여주고 또다른 동료는 힘들까 무거운 물건을 서로 나눠들고 들어주며 먹을 것을 나눠준다.
오늘은 월급날이었고 이 월급에 얽매여 이십여년이 넘게 쳇바퀴같이 허덕이고 있다는 사실에 슬플만한 그런 날에, 그래도 따뜻한 사람들이 옆에 있어서 참 좋은 날이었다. 이날 이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오늘도 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