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기념으로 아들이 사 준 가방이다. 항상 너덜너덜한 에코백이나 노트북 가방을 들고 다니는 엄마가 안쓰러웠는지 이번 생일에는 "엄마, 엄마 가방 하나 사줄까?" 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골라 장바구니에 담아놓으라길래 지하철 타고 다닐때 편한 가죽 백팩으로 사달라고 했다. 도착한 가방이 썩 마음에 들었다. 아들녀석은 브이자 로고를 보더니 "루이비통은 아니지만 브이비통이네" 한다. 처음으로 아들이 사준 가방. 다른 직장동료들의 삐까번쩍한 몇백만원을 호가하는 그런 가방을 들지않고 실밥풀린 한구석이 터진 가방을 들고다니는게 못내 제 딴에는 속상했던 듯 싶다.
몇백하는 루이비통보다 더 소중한 브이비통이다. 퇴직할때까지 소중히 들고 다닐 참이다. 어느새 아들녀석 잘 커서 엄마선물도 챙길줄 알고 기특하고 대견하다. 앞으로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하지만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그래도 잘 한 일은 아이를 낳아 소소한 행복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감사한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