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그 하멜 표류기이다. 초등학교때부터 귀에 익을 만큼 들어왔던 이 책을 오십이 가까운 나이에 처음으로 읽는다.
어린이 동화를 쓰시는 김남중 작가님의 (나는 바람이다) 전권을 읽어보기로 계획을 세우면서 그 배경이 되었던 하멜 표류기를 먼저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번역된 책으로 140쪽이 채 안되는 짧은 보고서이지만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제주도에 표류한 하멜의 녹록치 않았던 13년의 세월이 가슴 아프기도 하고 결국 네덜란드 본국으로 돌아가게 된 그들의 용기와 행운에 진심으로 축하의 마음을 전하게 된다. 하멜의 조선입국이 흥선대원군 쇄국정책이 있던 그 즈음일거라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병자호란이 끝난 직후였던 그 오래된 때였다니 놀라웠다. 하멜 일행 외에 조선에 남아있던 나머지 선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진다.
하멜이 기록해 놓은 조선의 풍습에 대한 부분(61쪽부터)은 폭소를 터뜨려가며 읽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조선 선조들의 생활상이 하멜의 기록으로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지금 힘든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 하멜도 13년을 버텼어. 결국 고국으로 돌아갔쟎아. 13년은 버텨보고 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