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젊다. 아직 내 마음은 20대 초반 대학캠퍼스 그 언저리에 있다. 하지만 이제 곧 50을 목전에 두고 있다. 몸도 마음도 한참 젊은 듯 한데 쉽제 지치는 체력과 소화불량, 조절안되는 감정으로 노화를 실감하며 사는 중년이다.
20대에는 나이 서른이 되는게 정말 큰 일인줄 알았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와 최영미 시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라는 시로 세상 끝날줄 한탄했다. 30대에는 나이 마흔이 되는게 서러웠다. 이뤄낸 것 없이 덜컥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고 육아만으로도 내 삶이 사라지는 신기루를 경험했다. 이제 40대 나이 쉰이 다가온다. 쉰의 어감처럼 쉬어가야할 나이일까? 쉰냄새 나는 중년일까?
이제 내 체력이 허락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끼는 순간들. 죽기전에 이건 꼭 해봐야 후회하지 않겠다는 것들이 생겼다.
1. 재테크 - 꾸준히 저축하고 가계경제 불려가기 (공부하고 도전하자).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과감히 그만둘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고 또 바란다.
2. 수영 - 올초 인근 문화센터에 수영강습을 시작했지만 물만 먹고 있고 두통에 시달린다. 포기하지 않고 자유형과 배영 정도만 할 수 있길 바란다. 오늘은 강사선생님께서 물을 너무 무서워한다면 아쿠아로빅을 권유하셨는데 속상하면서도 더 잘 하고 싶어진다.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
3. 영어 - 평생 도전해 왔지만 실패했고 핸디캡으로 남은 일이 수영과 영어이다. 언젠가 영어를 잘 하는 친구에게 어떻게 그렇게 영어를 잘 하냐고? 비법이 뭐냐고 물었다. 친구는 그냥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공부하고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인생에 요행은 없다. 그렇다.
4. 독서 - 일년에 100권 10년에 천권을 목표로 달려왔다. 올해가 10년째 되는 해이다. 해다마 들쑥날쑥해서 정확히 천권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10년을 노력해 온 나 자신이 대견하다. 올해 그간 십년의 독서기록을 잘 정리하고 마무리 하려고 한다.
5. 아들과 좋은 관계유지하기 - 아이는 사춘기에 접어들었고 나는 갱년기 시작이다. 사랑스럽기 그지 없던 아들녀석의 한마디 한마디에 속상하고 화내는 나의 모습이 낯설다. 서로 상처주는 말을 하고 서로 또 슬퍼하고 미안해 한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지만 어렵고 나는 어릴적 어떤 부모를 바랬던가? 생각해 보니 마음을 잘 헤아려주고 다독여주었다면 하는 바램이 전부인 것 같다.
그런 부모가 되도록 노력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