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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트럭 한방통닭 아저씨

오늘만산다! 2022. 11. 9. 19:50

새로 이사온 아파트에는 수요일 저녁마다 푸드트럭에 한방통닭과 삼겹살을 파는 아저씨가 오신다. 이사온지 반년이 다되었는데도 그냥 지나치기만 하다가 오늘은 무슨 바람인지 통닭을 한번 사보기로 했다. 한마리에 가격도 저렴하다. 단돈 팔천원. 어딜 가서 무얼 먹어도 팔천원 정도는 나오는데 이 가격으로 닭한마리를 먹을 수 있다니 뿌듯하다.
닭을 골라서 포장해주시는 아저씨는 밝은 조명 아래에서 라디오를 들으신다. 교통방송이다. 마침 이태원 사건에 대한 내용이 방송으로 나왔다. 아저씨는 "이래 저래 죽은 사람들만 안타깝지. 아무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아. "라고 중얼거리셨다. "네, 그렇죠"라고 끄덕이자 아저씨는 몇년전에 당신의 아들을 사고로 저세상에 보내신 이야기를 잠깐 하셨다. 사장이란 사람이 장례식에 온다더니 도망가버렸다고...
아저씨는 흐려진 눈빛으로 담담하게 말씀하셨는데 뭐라고 대답을 해야할 지 몰라 "아유 어쩌나요."만 겨우 소리내서 말했다.
아들을 잃은 슬픔을 어떻게 견디며 사실까?
그 슬픔의 정도를 나는 감히 가늠할 수 없다. 추운 날씨에도 한결같이 제 자리를 지키시며 생업을 이어가시는 아저씨. 이태원사고로 인해 떠나보낸 아들이 더욱 사무치게 그리우실 것이다. 이번 겨울은 조금 더 편안하시길 따뜻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