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선생님의 일을 계기로 집회가 시작된지 4번째이다. 뜨거운 여름이 그렇게 지나간다.
오늘은 질서유지인의 책임을 갖고 집회에 참석했다. 보통 집회규모의 몇퍼센트 정도를 질서유지인으로 등록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지난번까지는 500명 등록을 했다는데 이번에는 1000명이라고 지원을 부탁하는 글을 발견했다.
처음 해보는 일이지만 체력은 젊은 선생님들 못지 않고 그동안의 단련된 눈치밥으로 필요한 것들을 빨리 눈치채고 행동에 옮길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설레어하며 지원했다.
질서유지인 신청링크 폼에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며칠뒤 문자로 카카오톡 단톡방 주소가 전송된다. 단톡방에 들어가면 질서유지인이 할 일에 대한 공지가 있고 내가 몇구역 소속인지 알려준다. 그리고 속속 선생님들이 카톡방으로 들어오신다. 신청을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할수 없다고 생각되면 카톡방을 그냥 나가면 된다. 할 수 있는 사람은 계속 카톡방에 남아있게 되고 정해진 시각까지 남아있는 선생님들을 확인해서 각구역 몇개의 팀으로 다시 조를 짜서 알려주신다. 그렇게 나는 2구역 2팀이 되었다.
집회당일 질서유지 팀장님들은 11시 30분까지 질서유지인은 12시까지 집결예정이었다. 혹시 미리 필요한 일들이 있지 않을까 싶어 일찍 도착했는데 너무 일찍 갔던 것인지 나를 팀장으로 오해하셔서 팀장아니라고 손사레치느라 바빴다. 각자 맡은 일을 알아서 워낙 잘하시는 선생님들이시라 각자의 역할에 맞게 제시간에 가는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질서유지인 조끼를 나눠받고 팀원들이 다 도착하자(각팀별 10명) 출석확인을 하고 서로 눈인사를 나눴다. 우리 팀이 할 일은 피켓, 생수, 스티커 배부이다. 1시가 넘어가자 1구역은 거의 다 차기 시작하고 2구역에서는 각 역할에 맞춰 선생님들을 만날 준비를 했다.
2구역에 선생님들께서 도착하기 시작하자 피켓과 스티커, 생수를 배부하기 바빴고 그러다보니 집회는 함께 참여할 여유도 없이 끝나버렸다. 중간에 비가 떨어져서 젖은 피켓을 교체해 드리는데 우비도 없이 비를 맞으며 그 수고를 마다 않으시고 열심히 하시는 선생님들을 보니 훌륭하시다 느껴졌다.
집회가 끝나면서 바로 자리정리를 시작했다. 쓰레기 정리, 물건 정리를 다하고 서로에게 격려와 수고의 인사를 하며 인증샷으로 마무리하고 다음 집회에 또보자는 인사로 아쉬움을 달랬다.
뭔가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이렇게라도 힘을 더할 수 있어서 마음 뿌듯했다.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을까? 돌아오는 길에 계속 생각하고 생각한다. 집회에 나가려고 준비물을 챙기는 내게 아들녀석은 물었다. "엄마, 이렇게 집회를 한다고 달라질까? 그 전에도 이렇게 하면 달라졌어?"
"글쎄, 달라졌던 적도 있고 그렇지 않은 적도 있었지. 그래도 조금씩은 나아졌고 그렇게 될거라고 믿고 노력해보는거야." 이렇게 대답을 하는 나도 두려움은 크다. 조금이라도 나아진 교육현장을 위해 조그만 점이라 할지라도 함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