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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더운 우리집 - 공선옥 (작가별 읽기2)

오늘만산다! 2025. 2. 8. 13:44


공선옥 작가님이 살아왔던 집에 대한 수필이다. 제목부터 가난의 아픔이 물씬 풍겨온다. 요 며칠 추워서 정신을 차릴수 없었다. 잠깐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 오는데도 어찌나 귀와 손이 시린지 도대체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이 혹독한 겨울을 난 것인지 놀라울 따름이다. 난방이 잘 되는 집에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이자 행운이다.

예전에 읽었던 하재영 작가의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와 닮아있는 글이다. 추억을 이야기하고자 하면 시간과 공간을 거슬러올라 가야 하는데 시간은 단순하지만 공간은 조금더 구체적이다. 세세한 기억을 떠올리며 작가님이 살아왔던 집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초가집, 부로꾸집, 대나무밭 벽돌집, 고등학교 자취방, 대학시절 정릉 속옷공장, 영구임대아파트, 지산동 동산파크 연립, 그리고 작가가 직접 지은 집까지. 작가님과 내가 나이차가 많지 않아서 집에 대한 살아온 추억도 비슷하다. 공감하고 추억하며 읽었다.

p.9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때는 물론 행복했으리라. 몸을 가눌 길 없이 행복한게 아니라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행복했다. 불행하지 않으면 행복한 것이다.행복이란 그렇게 작고 보잘것 없고 소소한 것.

p. 93 산다는 것은 복불복의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그러니 지금 살아있다는 것은 과연 천운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공선옥 작가님은 우리의 가난했던 시절, 인간의 슬픔에 대해 글을 쓰시고 독자인 나는 그 시절을 돌아보며 살아간다는 것과 행복에 대해 고민한다. 살아있어서 행복하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아니 아무일이라도 일어났지만 일어났다고 생각하지 않고 무심히 넘겨볼 수 있는 지금 이 순간 나는 참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