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내가 알콜중독자가 아닌가 생각한다. 매일 퇴근후 맥주한캔을 마셔야 속이 시원하고 고기음식에는 꼭 알콜생각이 난다. 맥주없는 치킨, 소주없는 보쌈은 상상하기 어렵다.
저자인 캐롤라인 냅은 일상생활을 아무 지장없이 해 내며 사회나 가정에 어떤 물의를 일의키지 않으면서도 알콜에 집착하는 사람을 '고도 적응형 알콜중독자'라고 말했다. 아마 나는 '고도 적응형 알콜중독자'인듯 하다.
저자는 이십대를 알콜로 보내며 결국 자신의 상황을 인식하고 치료를 받기 시작하여 술을 끊었다. 스스로의 의지로만 단주를 할 수 없고 알콜의존증이나 알콜중독을 질병으로 인식하며 적극적 치료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알콜중독자들은 가계의 유전적 성향이 짙고 우울감과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알콜을 찾는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견디기 어려울때 가장 손쉬운 해결 방법이 알콜인 것이다.
p.369 기다려라. 견뎌라, 사람들이 전해준 가르침을 새기고 또 새겨라. '내가 알콜중독자라면 술을 마시면 안되고, 알콜 중독자가 아니라면 술을 마실 필요가 없다.'
저자는 이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지만 그로부터 몇년후 마흔넷의 나이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삶을 바꾸기 위해 부단한 노력으로 술을 끊고 세상을 사랑하며 노력했지만 그녀에게 주어진 시간은 참 짧았다. 저자의 짧은 삶이 나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알콜 뿐만이 아니라 우리는 삶에 가치없는 것들에 중독되어 있지는 않는지 묻고 싶다. 새해에는 나에게 남겨진 중독성향의 습관들을 버리고 조금더 나아진 나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