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공사 AS가 마무리 되었다. 염려했던 그 모든 것들을 인테리어 사장님께서 추가비용 없이 완벽하게 마무리해 놓으셨다.
주방 전등 다운라이트로 주방 상부장에 물결무늬 그림자가 생기는 것도 나름 마음에 들고 식탁자리와 아일랜드 식탁자리 두 곳에 조명이 들어오는 것도 참 좋다. 공사 추가 비용이라도 드리고 싶었는데 한사코 괜찮다 하셨다. 진접 영림인테리어 사장님 감사합니다.^^
오늘은 식기 세척기 이야기다. 내가 참 애틋하게 좋아하는 올케가 식기세척기가 요긴하다 하길래 언젠가 써볼날이 있을까 생각은 했지만 꼭 구입하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단촐한 살림에 후다닥 설거지 해치우리라 생각했던 탓도 있고 물과 전기가 무척이나 아깝게 느껴졌던 부분도 있다.
그런데 이사 며칠 전 이전 매도인이 식세기를 떼어가야 하는데 주방 하부장을 원상복구 해놓아야 하냐고 묻는 것이었다. (아니 당연한 걸 왜 묻지?)
하지만 맘약한 나는 매도인의 입장을 생각해 그냥 복구하지 말고 식세기만 떼어 가시라 했다. 어차피 주방 살림도 많지 않아 하부장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었고 이 기회에 식세기를 써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 때문이다. 중고로 들이든 새 걸로 들이든 다시 주방 하부장 철거하는 것보다는 뜯어진 자리에 그대로 기계를 넣는게 더 편하겠다 싶어서였다.
그랬더니 매도인이 자기네 식세기를 사면 어떻겠냐고 해서 또 고민이 생겼다. 그냥 새거 넣거나 중고를 넣어도 되는데 매도인의 식세기를 떠안으면서 가격흥정하는 것이 머리가 아팠다.
매도인은 80만원을 불렀다. 사용한지 2년도 안된 거란다. 50정도 예상하고 있었는데 너무 센 가격이다. 급히 당근 중고 거래물품을 뒤졌더니 60선에서 12인용 식세기가 거래되고 있었고 설치나 용달비용 포함한다면 중고도 70까지는 괜찮겠다 싶어 70만원을 제시하고 서로 수락했다.
부동산 사장님은 더 깎을 수 있는데 왜 그렇게 비싸게 받았냐 하셨다. 그러게 말이다. 비용여부를 떠나서 굳이 필요하지 않은걸 왜 껴안고 이렇게 골치 앓는 것일까? 나는 아직도 한참 멀었다 싶다.
이사한지 한참 되었는데 이제서야 처음으로 식세기 가동을 해본다. 10분도 안되 할 수 있는 설거지를 얘는 1시간이 넘게 한단다. 글을 쓰고 있는 이순간도 식세기는 웅웅거리며 돌아간다. 속터져서 못쓸것 같다. 아니 물과 전기가 아까워서 더 못쓸것 같다. 그런데 다들 식세기 예찬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만 모르는 어떤 비밀이 있는 걸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