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소녀시절에 막연한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면서 읽었던 추억이 있는 소설이다.
얼마전 읽었던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브로니 웨어)의 서문을 번역가 유윤한님께서 써 주셨다. 그런데 보통 지루하고 뻔하디 뻔한 서문과는 다르게 유윤한 번역가님께서는 소설 (가시나무새)와 루시드폴의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를 언급하시며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일에 대해 또 그 책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써 주셨다. 서문이 이러하다면 나는 이런 서문이 있는 책은 모두다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이 서문을 통해 사춘기 소녀때 읽었던 기억이 있지만 자세한 줄거리가 생각나지 않았던 (가시나무새)라는 책을 떠올리고 공공도서관 검색을 했더니 관내 여러 도서관 중 딱 한군데 보존서고에서 겨우 이 책을 찾았다.
사춘기 소녀 시절 읽었을 때는 단지 랠프 신부와 메기의 사랑이야기였는데 나이들어 다시 읽어보니 이건 대를 이어가는 여성의 고난의 역사다. 얼마전 읽었던 (파친코)의 오스트레일리아편이다. 피이와 메기와 저스틴으로 이어지는 고난의 역사, 생존의 힘으로 버텨나가는 대하 역사소설이었다.
유윤한 님은 이렇게 말한다. 사랑하는 메기를 버리고 바티칸의 추기경으로 권력에 대한 욕망을 추구하는 랠프를 빗대어 우리 또한 진정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하고 부와 명예 또는 그 외의 다른 가치들을 추구하면서 헛되이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물었다. 하지만 역시 책은 독자의 몫이다. 나는 힘든 인생의 여정에서도 최선을 다했던 피이와 메기의 독백에 공감하며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드로이다 시대가 문을 닫을 때가 온 것이지만 누구를 탓할수는 없었다. 모두들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가. 나는 내 인생의 순간순간을 사랑한다.
가시나무새는 가시에 찔린채 죽어가며 노래를 부른다. 가시에 찔린 순간에도 죽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노래를 부르며 죽어간다. 그러나 인간은 가시에 찔리면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가시나무새와 마찬가지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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