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많은 약을 받아보기는 일평생 처음이다. 오십대가 되어 이제는 꽃길만 걸어야지 행복시작!을 외치던 내게 건강에 관한 고민이 닥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만큼 건강에 자신이 있었다. 주 6일 이상 운동했고 돌뗑이를 씹어먹어도 될만큼 소화가 잘 되었고 힘도 세고 체력도 좋았기 때문이다. 떨리는 마음으로 다시 방문한 상계백병원. 의사선생님께서 사진을 보며 설명을 열심히 해주신다. 물론 나는 사진을 봐도 어디가 어디인지 알아듣지 못한다. "여기가 소장, 여기는 신장인데... 뭐 특별한 건 보이지 않고.. 아무 문제 없습니다." 나는 가리키는 곳이 소장인지 위인지 전혀 알수 없지만 "네~"하며 열심히 고개를 끄덕거린다. 결론은 위도 대장도 내시경상 엄청 깨끗하고 복부 CT결과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는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