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이사온 아파트에는 수요일 저녁마다 푸드트럭에 한방통닭과 삼겹살을 파는 아저씨가 오신다. 이사온지 반년이 다되었는데도 그냥 지나치기만 하다가 오늘은 무슨 바람인지 통닭을 한번 사보기로 했다. 한마리에 가격도 저렴하다. 단돈 팔천원. 어딜 가서 무얼 먹어도 팔천원 정도는 나오는데 이 가격으로 닭한마리를 먹을 수 있다니 뿌듯하다. 닭을 골라서 포장해주시는 아저씨는 밝은 조명 아래에서 라디오를 들으신다. 교통방송이다. 마침 이태원 사건에 대한 내용이 방송으로 나왔다. 아저씨는 "이래 저래 죽은 사람들만 안타깝지. 아무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아. "라고 중얼거리셨다. "네, 그렇죠"라고 끄덕이자 아저씨는 몇년전에 당신의 아들을 사고로 저세상에 보내신 이야기를 잠깐 하셨다. 사장이란 사람이 장례식에 온다더니 도..